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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비가 많이 온다는 예보처럼 오늘 하루도 장맛비가 하루종일 내리는 듯합니다. 본격적인 장마철이 시작되면서 고온다습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비 덕분에 더위는 좀 사라졌지만, 습도가 높아 곰팡이가 기승을 부리는 시기입니다. 곰팡이는 온도 20~30도, 습도 60% 이상인 환경에서 가장 활발하게 증식합니다. 요즘 같은 날씨는 곰팡이가 번식하기에 최적의 조건인 셈입니다. 오늘은 장말철 발생하기 쉬운 곰팡이 감염 질환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폐에서 감염을 일으키는 곰팡이 "아스페르길루스증"
아스페르길루스증은 아스페르길루스라는 곰팡이가 호흡기에 감염되어 발생하는 질환을 의미합니다. 환경 중에 존재하는 아스페르길루스의 분생홀씨가 호흡 과정을 통해 신체 내로 들어와 감염되므로 폐와 부비동이 주로 침범되는 장기가 됩니다. 아스페르길루스는 일상적인 환경에 항상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에게 수시로 노출되는 흔한 곰팡이지만, 대다수의 건강한 사람은 인체의 방어 면역력으로 인해 질병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면역 기능에 문제가 있는 면역 저하 환자들에게서는 아스페르길루스에 의한 감염성 질병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진균의 포자는 냉장고, 건축물, 내연성 건축 재료 등에서도 발견되며 상한 야채, 곡식, 풀, 나뭇잎, 토양, 습기 찬 페인트, 공기 청정기에도 존재합니다. 사람은 공기 중에 떠다니는 진균의 분생 홀씨를 흡인해서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천식이나 기관지 확장증, 낭포성섬유종 같은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는 아스페르길루스가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의 기관지와 폐에서는 곰팡이 포자가 자라기 쉽습니다. 곰팡이 때문에 알레르기 반응이 생기면 가래 섞인 기침과 함께 열이 나고, 천식 증상이 더 심해지기도 합니다. 폐 질환이 있거나 폐 손상이 있는 사람들이 걸리기 쉬우며, 곰팡이가 폐 안에서 자라면서 덩어리를 만들기도 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폐 외에 다른 장기에도 덩어리가 생길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덩어리가 생겨도 증상이 없지만, 나중에는 기침이 심해지거나 피 섞인 가래가 나오기도 하며, 몸무게가 줄어들기도 합니다. 항암 화학요법을 받거나 면역억제제를 복용해서 면역력이 저하된 사람에서는 곰팡이가 폐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혈류를 타고 전신으로 퍼지기도 합니다. 이런 침습적인 아스페르길루증은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2. 무좀
무좀이라고 하면 왠지 잘 씻지 않거나 위생관리를 못해서 생기는 것 같지만 비가 많이 내리는 장마철의 날씨도 무좀의 원인이 됩니다. 비가 내려 높은 습도에 기온까지, 모든 걸 갖춘 장마철이야말로 축복과 같은 시기입니다. 피부의 각질층에는 "게라틴"이라는 단백질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무좀의 원인균인 백선균은 곰팡이의 일종으로 게라틴을 영양소로 성장하고 번식하게 됩니다. 이 균이 묻어 있는 상태에서 발을 씻지 않으면 무좀에 걸리 가능성이 높아지게 되며 발가락은 물론 축축하고 바람이 잘 통하지 않는 발바닥, 사타구니, 겨드랑이 등에 생길 수도 있습니다. 특히, 4번째 발가락과 5번째 발가락 사이는 공기도 잘 통하지 않고 습기 배출도 잘 되지 않아 무좀이 생기기 가장 좋은 곳입니다. 예방하기 위해서는 발을 깨끗이 씻고 발가락 사이를 잘 말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젖은 양말은 즉시 갈아 신고, 신발도 통풍이 잘 되는 것으로 골라 신어주는 것이 좋으며, 발에서 발로 잘 옮겨지기 때문에 습기 찬 곳은 맨발로 다니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목욕탕, 수영장, 락커룸과 같은 곳도 무좀균이 좋아하는 곳입니다. 하지만 일이나 운동을 장시간 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무좀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일단 무좀에 걸리면 1차적으로는 무좀약을 하루에 두 번 무좀이 생긴 곳과 그 주변에 1~2주 정도 발라주어 치료를 하도록 합니다. 무좀을 일으키는 곰팡이는 약을 바르면 포자가 되어 활동을 멈추고 피부 속으로 숨어 버립니다. 이는 잠깐 무좀이 숨은 것이기 때문에 새로운 피부 조직이 올라와서 바깥층의 피부조직이 떨어지는 때, 약 한 두 달 정도까지는 약을 더 발라서 곰팡이를 완전히 떼어 내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3. 사타구니 완선
사타구니 완선은 무더운 여름철에 자주 발생하는 고질적인 질병으로 곰팡이균에 의해 감염되어 발생한 피부염을 말합니다. 사타구니에 홍반과 가려움증이 생기면 성병에라도 걸린 줄 알고 고민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성병도 습진도 아닌 곰팡이 균에 감염되어 생기는 완선이라는 병입니다. 주로 젊은 남성에게 자주 나타나고 특히 여름철에 비만인 사람에게 흔히 발견됩니다. 발 무좀을 일으키는 피부사상균이 원인으로, 사타구니에 생긴 무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타구니는 곰팡이가 살기에 가장 좋은 조건을 갖추었기 때문에 이곳에 일단 병변을 일으키면 쉽게 낫지 않습니다. 습한 상태에서 심해지고 완전히 균이 없어지지 않으면 재발될 수도 있습니다. 열이나 마찰로 인한 곰팡이의 감염이 발생하며 지루성 피부염이나 건선으로 오인해 일반적인 습진 연고를 바를 경우 증상이 더 악화될 수 있습니다. 의사의 진단 없이 임의로 스테로이드제가 함유된 습진 연고를 바를 경우 병이 낫기는커녕 증상이 더욱 악화되어 다른 부분까지 감염될 수 있습니다. 완선은 보통 사타구니에 붉게 염증이 생기면서 흰 인설을 동반하며 주위로 번져 나가게 됩니다. 대부분이 경계가 선명하고 가장자리가 융기된 원형 또는 반월형으로 발생합니다. 치료와 예방은 우선 사타구니 부분을 잘 씻고 습기가 차지 않도록 바람이 잘 통하는 옷을 착용해 곰팡이가 잘 발생하는 조건을 만들지 않아야 합니다. 가능하면 통풍이 잘 되도록 하고 씻고 난 후에는 물기를 바짝 말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염이 잘 되는 질환이기 때문에 찜질방에서 대여해 주는 옷을 입을 경우 반드시 속옷을 갖춰 입는 것이 좋습니다. 항진균제를 복용하거나 바르는 항진균제 도포로 치료는 잘 되지만 재발방지를 위해 병원을 방문해 충분한 기간 동안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4. 어루러기
어느 날 갑자기 피부가 겹치는 곳이나 땀이 잘 흐르는 곳에 얼룩덜룩한 반점을 발견하는 경우가 있다. 이 질환을 어루러기라고 하는데 말라세지아라는 효모균에 의해 발생한다. 주로 겨드랑이, 가슴, 등, 목 등에 황토색, 황갈색, 붉은빛을 띠는 다양한 크기의 반점과 하얀 버짐 같은 반점이 섞여 있는 것이 특징이다. 반점들이 서로 뭉쳐 더 큰 반점이 되기도 하는데 색이 얼룩덜룩해 눈에 띄기 쉬워 미용 상으로도 보기가 좋지 않다. 땀을 많이 흘리는 젊은 사람들이 여름철에 바로바로 땀을 제거하지 못하면 많이 걸린다. 치료는 국소 항진균제를 약 2주간 바르는 것으로 치료할 수 있으나 증상 범위가 넓을 때는 먹는 항진균제를 처방하기도 한다. 어루러기는 원인균인 말라세지아가 덥고 습한 환경에서 질병을 잘 일으키므로 건조하고 시원한 환경을 유지하는 것이 예방에 도움이 된다. 여름철 땀이 많이 나는 계절에는 아침과 저녁으로 샤워를 해서 몸을 가급적 보송보송한 상태로 유지해야 한다.